칼럼

객석에서 본 무대

양치는선비 2009. 12. 11. 08:54


송병주 


선한청지기교회의 차세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벌써2달이 지났다.설교준비와 기도회 참여,그리고 목장심방등...이리뛰고 저리 뛰어다녔던2개월이...  짧았지만, 서사시를 시작한 듯한 그런 무게를 느끼고 있다.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하지만,당장 닥치는 현안에 정신이 없다보니준비 되십니까?”하는 질문에준비는요 따라잡느라 정신이 없습니다.”하고 여유있는 척 웃으며 말하지만,정말 말이 사실이기도 하다.

문득 한해를 마감하며 부목사로서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아본다. 공연을 마친 배우가 객석에 앉아 무대를 다시 보는 느낌이랄까... 뭔가 열심히 박수갈채를 받으며 한 것 같지만, 막상 객석에 앉아 지나간 환영같은 내 모습을 그려보니 괜히 얼굴이 달아오른다. 짧은 단막극... 모든 것을 쏟아 놓은 것 같은 열정이 있었지만, 아쉬움은 저녁노을 그림자처럼 길게 늘어진다. 

과연 나는 잘 해왔는가? 잘 하고 있는가? 잘 해낼 것인가? 무대위에서 주인공처럼 뛸 때와 달리 빈 객석에서 내 인생의 무대를 복기하듯 생각하니... 부족함 투성이다.  

그래서 마무리와 시작이라는 과정앞에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무대"보다"객석"에서 삶과 사역을 보는 법을 다시 배워야겠다...무대에서 정신 없이 객석의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객석에 앉아 무대위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볼때 스스로가 자신을 향해 박수를 쳐줄 있을지 그리고 누구보다 우리 성령님 보시기에 어떠실지 생각하게 된다.

지난 사역을 돌이켜 보면,객석이 박수쳐 주었던 순간이었지만,내가 자신을 볼때 오히려 야유를 보내고 싶은 순간인 것을 발견할 있었다.반면에 객석의 환호는 없었지만,내가 자신을 볼때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은 순간이 있었음을 발견할 있었다.객석이 기쁨으로 터트린 박수도 있었고,비록 박수를 쳤지만  마음을 담아서 친 박수가 아니란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박수에 울고 웃었던  모습이 또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무대가 아니라 객석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좀더 가지지 못했을까하는 깊은 아쉬움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시작을 바라보면서...객석에서 다시 무대를 보는 연습을 더 해야겠다.무대의 우상에 중독되어 무대위의 모습과 자연인으로서 모습의 차이를 혼동하는 오류에 빠진"무대 중독증 환자" 아니라 객석의 느낌과 생각 그리고 날카로운 다른 의견까지 들어야 함을 발견한다.또한 비록 관객을 속일 있는 있지만,결코 속일 없는 작가이며 감독이신하나 앞에 서있음을 기억하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도하며 서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고백해본다.

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된다. 떠오르는 태양이지만,똑같지 않은 하루를 살고 싶다. 넘기는 달력이지만,똑같지 않은 한해를 살고 싶다.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객석에서 무대를 다시 바라보며,지난 모습을 평가하고 다음 무대를 준비했으면 한.이제11장을 마쳤다...우리 주님의"커튼 " 듣기까지 다시 땀과 눈물 흘리기를 시작하고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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