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주
새해가 되면 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원래부터 "복"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잘 맞는 말이기도 하겠지만,"기복신앙"에 대한 알러지 반응을 가진 저로서는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트위터에서 누가 저에게 목사인지 모르고 축복의 글을 써주셨습니다. "새해에는 대박나세요." 순간 "아멘"으로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생각을 담아서 이렇게 썼습니다. "주신 축복을 감사하게 받습니다. 하지만, 목사인지라 '대박'은 좀 부담이 되는군요. 대박 나지 않고 '쪽박'을 차도 좋으니 옳고 바르게 사는 축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답글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복을 받으라는 말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내가 너무 기복신앙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민감한 것은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기복신앙이 잘못된 것이지만, 하나님은 분명히 "복의 근원"이시기에 제대로된 개념을 가져야겠다 생각했고, 주신 마음을 따라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새해에 "바르게" 복 받으시고, "책임감있게" 그 복을 누리시며, "남 모르게" 받은 복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혼자 적어 놓고 참 잘 적었다고 자화자찬 했습니다. 그래서 줄여서 이렇게 썼습니다. 새해에 "바복", "책복", "남복"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기복신앙은 분명코 잘못되었지만, 그렇다고 저주 받는 것이 훌륭한 신앙은 아니겠지요. 못 먹고 못사는 것보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좀더 좋겠지만, "바르게"먹고 "바르게" 사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입니다. 이처럼 "바르게" 복을 받고, "책임감있게" 그 복을 누리며, "남 모르게" 복을 나눌 수 있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축복의 사람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탐욕적인 기복신앙이 문제이지 바르게 받는 축복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바른 축복을 우리는 기대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부유한 사람이 풍요를 과다로 변질시켜 흥청망청한 것이 문제이지, 받은 축복에 죄의식을 느끼고 사는 것이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유층의 무책임한 돈잔치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책임감 있게" 그 복을 누리는 것은 또한 아름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받은 복을 자신만의 것으로 여기고 이기적인 탐욕에 빠지는 것이 슬픈일이겠지요. 하지만, "배워서 남주자. 벌어서 남주자" 정신으로 살아가는 모습... 그래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남 모르게" 복을 나누는 모습은 더욱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기복신앙을 극복하자는 것이 단순하게 "지지리도 복없는 인생을 살자"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기복신앙을 극복하는 삶은 고통을 축복으로 여기고, 바르게 축복을 받고 누리고 나누는 길입니다. 분명코 큰 고통도 우리가 믿음의 눈을 들면 축복의 통로임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고통을 축복으로 바꾸고, 절망을 찬양으로 바꾸고, 눈물을 감사로 바꾸며 살아가는 모습속에 진정한 축복의 삶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삶에 넘치는 현실적인 축복이 있을때, 바르게 받고, 책임감 있게 누리며, 남 모르게 나누는 삶도 또한 아름다운 축복의 삶일 것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2010년 한 해동안,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의미의 "복 덩어리"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