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6

무능한 전능자

송병주 "남용"은 능력이 아니다. 능력은 "무능"을 자처할 수 있을때,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힘을 절제할 수 있을때, 비로소 완성된다. 세상의 우상의 속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힘의 남용이다. 그래서 그들은 전능해 보인다. 하지만, 하나님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신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얻어맞고, 채찍질 당하고, 십자가에 처형당한다. 사람들의 삿대질과 초롱과 침 뱉음에 그렇게 당하고만 있다. 자신이 지고 가는 십자가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용서"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님은 무척 무능해 보인다. 무능해서 용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칼럼 2009.10.20

성숙과 완벽

스스로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끊임없이 결단하고 결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늘 돌아오는 결과는 참담했다고 할까... 이 모든 것이 나의 결단과 의지의 부족이라 여기며 스스로 담김질을 하고 또 하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온전함에 대한 추구는 내 의도와 달리 자신보다 타인을 향한 자신의 의로 바뀌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온전함은 완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발견한다. 성숙은 성숙을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미숙을 인정하며 그 여백을 성령님의 것으로 맡기는 믿음이리라. 성숙은 미숙의 부재가 아니라 미숙의 수용이며, 완벽하기에 자신만만한 자랑스러운 표정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발견하는 미숙함을 인해 자신의 가슴을 치는 회개와 눈물 속에 있음을 발견한다.

칼럼 2009.10.13

오후 5시같은 인생

마 20:1-16 송병주 1. 절망적이지만 절망할 수 없는 사람 한 사내가 해질녁 무렵 오후 5시에 여전히 인력시장앞에 서있다. 약하고 왜소한 몸에 어깨는 늘어진 땅거미처럼 축 늘어졌고, 그의 긴 그림자는 마음속 깊은 곳의 삶의 시름이 배여 있는 듯 하다. 작업도구가 들었을 것 같은 작은 가방을 매고 지친 몸이지만 눈빛은 여전히 잃어버린 귀중품을 찾듯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눈빛 속에 "절망과 갈망"이란 병립할 수 없는 단어가 겹쳐보이는 것은 왜일까? 시계를 보다 깊은 한숨을 내뱉은 동료가 옷을 툭툭 털며 혼잣 말처럼 말한다. "이제 그만 포기하고 가세나. 오후 5시면 우리 같은 인생에게 오늘은 공친 날이야." 대답을 들을 마음없이 혼잣말처럼 뱉어놓곤 바로 자리를 떠나는 동료의 뒷모습을 바..

묵상&설교 2009.09.29